국내 레인지 후드 시장을 지배하는 하츠, 어떤 기업인가?
하츠는 1988년에 설립되어 주방에 특화된 건자재를 전문적으로 제조·판매하는 기업으로, 국내 레인지 후드 시장에서 점유율 64%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주요 제품은 레인지 후드(매출비중 46%), 빌트인 쿡탑 및 주방 액세서리(32.4%), 세대환기 공사 및 기타 환기 시스템(21.6%)입니다.
건설사 및 유통 대리점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하츠는 전국 150여개 유통 대리망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B2B 채널을 구축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B2C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주방기기 산업의 트렌드와 하츠의 성장 기회
최근 주방기기 산업의 변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고급화’와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입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는 고급 마감재 선택권을 조합이 행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고가의 레인지 후드 제품이 선택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후드 단가가 20~30만 원이라면, 재건축 단지용 고급 후드는 130~140만 원에 이르며, 하츠는 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욱 확대 중입니다.
또한, 경쟁사였던 엔텍이 2020년 파산하면서 하츠는 시장 점유율을 18%p 흡수, 레인지 후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시기일수록 안정성과 신뢰도가 높은 공급업체의 선택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하츠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실적의 흐름으로 본 하츠의 경쟁력
하츠는 2024년 실적에서 매출 1,866억 원, 영업이익 107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특히 빌트인 부문과 기타 사업 부문(환기 시스템, 바스 등)이 고르게 성장하며 레인지 후드 외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했습니다.
- 빌트인 부문 매출은 6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5% 증가
- 쿡탑 매출은 436억 원, 전년 대비 39.4% 증가
- 기타 부문 매출은 40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9% 증가
2023년부터 시작된 바스(Bath) 신사업, 그리고 2025년부터 본격화되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보쉬(BOSCH) 딜러십 사업은 향후 성장을 이끌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주가 흐름과 투자자 반응
하츠의 현재 주가는 5,650원(2024년 4월 18일 기준)으로, 최근 12개월 동안 14.4% 상승하며 시장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다만, PBR 0.6배 수준으로 역사적 밴드 하단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업황 부진 속에서도 이익 체력이 개선된 점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저평가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 ROE는 2020년 이후 평균 7.0%로 동종업체 평균(4.0%)을 상회
- PER 9.7배, EV/EBITDA 4.7배로 투자 매력도 부각
하츠의 경우, 건설 경기 반등 시 실적 레버리지가 빠르게 작동할 가능성이 높으며, 향후 시장 분위기 전환에 따라 주가 리레이팅 여지가 큰 종목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주방 시장에서의 확장 전략과 성장 기대
하츠는 단순한 주방기기 제조사를 넘어,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제품 라인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2025년에는 글로벌 브랜드 보쉬(BOSCH)와 딜러십 계약을 체결하며 고급 주택 시장을 겨냥한 전략을 본격화합니다. 기존의 레인지 후드 및 쿡탑 외에도 욕실 전용 브랜드 ‘HAATZ BATH’를 론칭하며 인테리어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 중입니다.
또한, 고객사(건설사, 유통 대리점)의 입장에서 유사 기능 제품을 한 곳에서 일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하츠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주는 요소입니다. 제품 라인업의 폭이 넓을수록 고객 유치와 유지가 용이하며, 이는 B2B 기반의 실적 안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츠는 최근 쿡탑 제품에서 2023년 기준 38%의 B2B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이는 2020년 32%에서 6%p 상승한 수치입니다. 시장 침체 속에서도 매출 성장률이 높다는 점은 제품력과 공급망의 안정성을 반증하는 데이터입니다.
잠재 리스크: 주택 경기 침체와 신규 경쟁자의 등장
하츠가 속한 산업의 구조적 특성상, 주택 거래량 및 입주 물량의 변화는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2025년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5.9만 세대로, 전년 대비 25.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는 건설사를 상대로 한 특판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규 경쟁자로는 경동나비엔이 주목됩니다. 해당 기업은 SK매직의 주방 가전 영업권을 인수하고, ‘나비엔 매직’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레인지 후드, 쿡탑, 오븐 등 전방위 주방가전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다만, 유통 채널 구축과 라인업 다양성 측면에서 당장은 하츠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결론적으로, 주택 산업의 침체는 하츠의 단기 실적에 리스크 요인이지만, 해당 리스크는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 요약: 낮은 밸류에이션과 견고한 시장 지배력
2025년 예상 실적 기준, 하츠는 매출액 1,746억 원(-6.4% YoY), 영업이익 83억 원(-22.5% YoY)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적 감소는 업황의 영향이 크며, 하츠 자체의 사업 경쟁력이 약화된 것은 아닙니다.
- ROE 6.6%, PBR 0.6배, 배당수익률 2.5%
- 업계 평균 ROE(4.0%)를 상회하며, 주가는 역사적 PBR 밴드 하단에 위치
하츠는 ‘부진한 업황 속 살아남은 자’로서, ROE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서 거래되고 있는 종목입니다. 프리미엄 주방가전 시장의 확대, 고급 마감재 수요 증가, 보쉬와의 협업 등을 감안하면, 하츠는 업황 반등 시 가장 먼저 반등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하츠는 경쟁자가 사라진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고급화 전략과 신사업 확장을 병행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주택 경기 회복의 모멘텀이 보인다면, 지금의 밸류에이션은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 관점에서 하츠는 고배당, 안정적 수익성, 저평가 매력이라는 삼박자를 갖춘 종목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