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과 배당으로 드라이브 거는 현대건설, 주가는 어디로?

현대건설(000720)이 창립 이래 처음으로 개최한 CEO 인베스터 데이(CID)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이벤트였다. 원전 사업 확대와 주주환원정책 강화라는 굵직한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며 중장기 비전과 수익성 향상 전략을 제시한 가운데, 이 회사의 주가는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흐를까? 이번 포스팅에서는 CID 행사에서 발표된 핵심 내용을 바탕으로 현대건설의 향후 주가 흐름을 가늠해본다.

현대건설의 첫 CEO 인베스터 데이, 무엇이 달랐나?

1947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이번 CEO 인베스터 데이는 단순한 IR 차원을 넘어선 전략 발표의 장이었다. 대표이사부터 CFO, CTO, 주택사업본부장까지 전사적인 주요 인물들이 모두 참여해 원전, 친환경 에너지, 재무 목표, 주주환원정책 등 주요 사업 비전과 성과 목표를 공유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다음과 같다.

  • 원전 사업 전면 강화
  • 매출 40조원, 영업이익률 8%라는 재무 목표 제시
  • TSR 25% 이상이라는 공격적 주주환원정책

하지만 일부 수치는 모호하거나 조정된 측면도 존재해, 투자자 입장에서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

원전 드라이브, 현대건설이 그리는 에너지 사업의 미래

현대건설이 이번에 제시한 원전 사업 로드맵은 매우 구체적이다. 기존의 대형 원전뿐 아니라 해체사업, 소형모듈원전(SMR)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전략을 공개하며 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을 강화했다.

  • 최근 10년간 글로벌 원전 EPC 점유율 35% 확보
  •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본계약 체결 목표 (2024년 12월)
  • 미국 Palisades, Oystercreek SMR 프로젝트 착공 (2025~2028년)

특히 2025년 원전 사업 수주 목표는 3.1조원, 2030년에는 7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며, 매출 역시 1조원대에서 5조원대로 성장시킨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만약 이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원전 사업만으로도 연간 약 4,300억 원의 매출총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목표는 명확, 그러나 실행력은?

2025년 연결 기준 목표는 다음과 같다.

  • 매출: 30조원
  • 영업이익: 9,000억~1.2조원
  • 수주: 31조원

2030년에는 매출과 수주 모두 40조원을 초과하고, 영업이익률은 8% 이상으로 높아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문제는 연도별 달성 로드맵이나 사업 부문별 이익률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점은 장기 투자자들에게 불확실성을 안길 수 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의 2025년 영업이익 가이던스가 기존 6,331억 원에서 3,140억~6,140억 원으로 하향 조정된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반면, 현대건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상향 조정되어 전체 실적을 방어하는 구조다.

주주환원정책 강화, 배당주의 매력 부각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명확하고 공격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TSR(Total Shareholder Return) 25% 이상을 목표로 설정했고, 최소 주당 배당금도 800원으로 상향했다. 이는 전년 대비 33% 증가한 수준이다.

iM증권의 추정에 따르면 향후 3년간 주당 배당금은 다음과 같다.

  • 2025년: 969원 (시가 배당률 2.8%)
  • 2026년: 1,479원 (시가 배당률 4.3%)
  • 2027년: 1,423원 (시가 배당률 4.1%)

이처럼 높은 배당 성향과 배당금 증가 추세는 장기 보유 매력을 더욱 부각시킨다.

투자자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

이번 CID에서 현대건설은 분명한 방향성과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 실적 가이던스의 하향 조정과 이익률 목표의 구체성 부족은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부분이다. 다만 다음과 같은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 에너지 및 도시정비 중심의 성장 포트폴리오 확장
  • 배당 성향과 TSR을 기준으로 한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정책
  • 국내외 원전 및 SMR 시장에서의 선도적 입지

특히 SMR 사업은 글로벌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는 분야인 만큼, 현대건설의 적극적 진출은 향후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 관건은 실행력

2025년 3월 28일 기준 주가는 34,700원이며, 12개월 목표주가는 42,000원으로 상승 여력은 약 21%로 제시되어 있다. 다만 이 상승 여력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1. 원전 중심 에너지 사업 수주의 실제화
  2. 재무 목표에 부합하는 실적 달성 및 배당 안정성 유지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현대건설은 고배당, 안정적 성장, 신사업 진출이라는 3박자를 갖춘 우량 종목으로 재평가 받을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이익 가이던스의 신뢰성 회복과 사업 실행의 구체성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주식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이번 CEO 인베스터 데이의 메시지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발표된 목표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객관적으로 점검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매력적인 고배당 건설주가 될지, 아니면 구호에 머무를지, 이제는 실적으로 증명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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